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56) 고구려 금니소조여래입상(金泥塑造如來立像)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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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장품은 고구려의 6세기 후반에서 7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니조불(泥造佛)이다. 보통의 니조불은 흙으로 빚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본 소장품은 표면에 옻칠을 하고 그 위에 금을 입혔기 때문에 금니여래입상(金泥如來立像)이라 칭한다. 불교의 전래와 함께 부처와 보살에 대한 신앙심이 고조되자 이들의 신체를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하여 숭배하려는 목적 하에 많은 불상과 보살이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불상의 형태는, 큰 귀와 육계(肉髻)라 칭하는 정수리의 치솟은 부분, 평발, 이마에 있는 백호(하얀 털), 머리 위에 소라모양으로 꼬여 있는 나발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것들을 다 합하면 서른두 가지가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특징을 다 드러낸 불상은 없다.
본 소장품의 특징은 나발의 머리위에 반구형의 육계가 돌출되어 있으며 야무지게 닫은 입가에는 미소가 어려 있다. 양쪽 귀가 어깨 위까지 드리워져 있어 근엄함과 자비로움을 느끼게 해주며, 석가의 공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수인(手印)을 보면, 오른손은 가슴높이에서 손가락을 위로 하여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왼손은 수평으로 들어 손가락을 아래로 한 채 손바닥은 오른손과 마찬가지로 바깥 방향을 취하고 있다. 대좌(台座)는 한 단을 마련하여 열개의 연화문을 두르듯이 장식하였다. 양 어깨를 덮은 가사와 양쪽 팔에 걸친 법의가 다섯 겹으로 흐르고 있는 형태나 양쪽 다리부분의 작은 타원형 문양이 양옆으로 펼쳐진 형태는 전형적인 고구려 불상양식이라 할 수 있다.
고대 삼국 중 가장 먼저 불교를 수용한 나라는 고구려이지만 백제와 신라에 비해 전해지는 불상은 많지 않으며, 현존하는 것은 500년대 이후의 것이 대부분이다. 전반기 고구려 불상의 특징은 북위양식이 농후하나 점차 고구려적인 요소를 가미하게 된다. 본 소장품은 불상의 입이 작아지면서 입가의 미소가 현저해 지는 점이나 당불(唐佛)의 영향을 받아 얼굴이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건대, 고구려적인 불상으로 이행되어 가는 과도기적인 형태라 추정된다. 보통의 금동불, 석불, 니조불 등의 고구려 불상과는 달리 니조불에 금을 입힌 본 소장품은,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